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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간만에 모교에 놀러 가서 후배들도 만나고 이런 저런 소식도 들었다.. 거의 2년 만에 갔더니 참 많이도 변했더라.. 여기 저기 건물이 올라서고, 간만에 지하철을 탔더니 지하철 역사도 조금 바뀐 듯 했다..
요즘 취직이 어렵다고 하는데 다행히도 내 후배들은 모두 원하는 곳에 들어갔다. 10명 중 8명이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 정규직 또는 국가직/서울시 공무원으로 들어갔으니 나름 선방한 것 같다..
그런데,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펑펑 놀던 놈들이 대기업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아니라, 4년 이상을 사귄 커플이 헤어졌다는 소식이었다.. 년놈들 모두 내가 아는 후배들이라서 더더욱 안타까웠다.. 괴로워하는 후배를 보고 있으니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도 같고... 사실, 이별도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별 감흥도 없다..
... 첫사랑 떠났을 때 죽고 싶었지 두번째는 견딜만 했어... 그러다 세번 네번째 쉬워지는 이별은 점점 날 무감각하게 만들지 ... ♬ 쿨의 "사랑을 원해" 중 일부다.. 저 가사를 듣고 어찌나 찌릿찌릿하게 와 닿던지.. ㅎㅎㅎ
감각이 무뎌져서 나중에는 돌부처가 되다 보니 나름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 바로, 사랑은 질병과도 같다는 나만의 진리이다..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해 우리는 운동을 한다. 나 역시 거의 매일 런닝 머신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하여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또 아니다.. 물론, 운동이 무용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나 역시 직접 운동을 해 오는 입장에서 나름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운동이 지나치면 어느날 갑자기 질병이 되어 들이닥친다.. 때문에 그것을 꾸준히 하되, 나이가 들고 세월이 지남에 따라 각종 건강검진이나 진단을 반드시 받아서 지금 내가 하는 운동을 수시로 돌아봐야 한다..
사랑도 이와 같다..
운동만 하면 몸이 튼튼해지겠지... 열심히 상대를 아껴주고 행복하게 해 주면 우리 사랑이 유지 되겠지... 모두 틀린 말이다.. 지나친 운동이 질병을 키우듯, 크디 큰 사랑일수록 이별도 그만큼 크게 자랄 수 있다.. 사랑은 질병과도 같아서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어느날 갑자기 이별이 되어 튀어 나온다.. 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할 때 가장 많이 건강검진을 받듯, 가장 행복할 때 사랑을 돌봐줘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사랑을 다독이고 돌봐줄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지만, 남녀간에 주고받는 주기적인 편지 또는 이메일을 가장 추천한다.. 이건 흔히 생각하는 그런 연예편지 따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 매력적인 그녀의 서글서글함이, 사랑이 아파하는 날에는 이별을 합리화 시키는 하나의 구실이 된다.. 가장 행복한 순간, 그녀의 밝은 미소 뒤에 감지되는 어두움과 불안함을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지만... 활자로는 가능하다.. 이게 바로 편지의 매력이다..
대학생 시절, 내가 정말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가 편지를 쓰자고 했을 때 내가 동의했다면, 아마 우리는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항상 주황색 봉투에 담겨진 그녀의 편지는 짝을 일은 채 홀로 남겨지기 일수였다.. 아직도 내 책상 한 구석에 보관되어 있는, 메아리가 없어서 외로이 남겨진 그 편지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짠하고 마냥 후회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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